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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 읽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모든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 되려면 3가지 조건을 통과해야 한다.

이건 나만의 기준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을 사귀는것도 아니고, 직업을 구하는 것도 아닌데, 책 하나 고르는데 3가지 조건이나 있다니..

그러나 나는 돌하나를 고르는데도 신중한 편이다.

관악산 등산로를 따라가다 보면 돌탑이 하나 나오는데, 이 돌탑 위에 딱 맞게 올려질 돌을 찾으러 두리번거린다. 

물론 그렇게 고른돌이 모두 돌탑 위에 서는 건 아니다. 그러나 내가 고른 돌이기에 후회가 없다.

 

하물며 돌탑위에 쌓을 돌을 고를 때도 여러 번 고민을 하는데 책은 더 하지 않겠는가?

 

나는 우선 너무 내용이 긴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장르의 책이든 내용 전체가 너무 길면 읽기도 전에 맥이 빠진다.

여태까지 내가 읽었던 책들중 가장 긴 것은 아마 유발 하라리에 [사피엔스] 였던 것 같다. 

이 정도가 나의 한계다.

 

두 번째는 문장이 간결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시집도 많이 읽었다.

문장이 화려하고 길게 쓰여 있는 문장은 왠지 잘 읽힌다.

그래서 한 문장을 여러 번 계속해서 읽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 조건은 내가 생각해도 웃긴데 바로 침대 위에서 읽어도 "잠이 오지 않는 책"이다. 

그만큼 내용이 재밌다던지, 몰입력이 있다는 말이겠지

물론 이것도 개인적인 취향이어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무력화시키는 장소가 있으니 그곳은 바로 카페이다.

카페란 공간은 참으로 신기하다.

카페 한 구석에 앉아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혼자 커피 먹는 사람.

점심 이후 식곤증을 예방하기 위해 먹는 사람.

아침잠에서 깨기 위해 카페인을 본능적으로 흡입하는 직장인

내기에서 져서 커피를 사는 사람, 그 옆에 만족한 웃음을 띄며 공짜 커피를 먹는 사람

카페를 공부방처럼 쓰는 일명 카공족

그리고

나처럼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거나 컴퓨터로 문서작업을 하는 사람.

 

이상하게 집에서는 잘 안 읽혔던 책이나, 하기 싫었던 일들이 

카페에서는 술술 잘 풀리는 경우가 있다.

 

이건 음식점에서도 bar에서도 공연장에서도 없는 현상이다.

평소 나는 소음에 민감한 편이라 귀마개를 끼고 잔다,

그러나 카페에서 나는 소음은 왠지 거슬리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소음과 음악이 뒤섞여서 이런 마법을 부리다 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카페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다.

오늘은 오전에 비가 와서 그런지 커피 향이 더 짙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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