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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이 감독의 애니들은 특유의 부드러움이 있다.

뭐랄까 선들이 부드럽달까.

어디서 살짝 들었는데, 부드러운 이미지를 위해 테두리 선을 검정이 아닌 짙은 갈색으로 그린다고 한다.

어디까지나 어디서 들은 얘기니 정확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내용도 참 뭔가 많이 생각하게 만든다.

특유의 부드러운 그림체와 화려하지만 튀지않는 색감들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OST이다.

 

난 이 영화에서 나온 [인생은 회전목마]라는 음악을 좋아한다.

뭔가 첫 구절만 흘러나와도 가슴이 뭔가 멜랑콜리해진다.

웅장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달까.

 

원래 저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인생은 회전목마]의 의미는

소피가 하울의 과거에 간 이후 하울은 소피를 찾는다. 그리고 소피를 찾고 쭉 스토리가 이어지다 소피가 다시 하울이 과거로 가고  그럼 또 하울이 소피를 찾고 이렇게 계속 무한 반복된다는 뜻이 들어있다 한다.

 

 

인생은 돌고 돈 다라니

뭔가 불교사상 같기도 한 이 말이 꼭 비현실적이지는 않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있는데

그 배우의 아내 니키 리는  굉장히 유명한 아티스트다.

아트 업계에서는 백남준 작가의 뒤를 이을 굉장한 작가라고 입소문이 자자하다.

 

난 이분이 쓰는 짧은 글이 너무 좋다.

뭔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법이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이분이 SNS에 쓴 글을 읽었다.

 

이분이 뉴욕에서  층고가 높은 복층구조 집에서 살았는데, 천장에는 샹들리에가 달려있었다.

이 집에는 긴 7개의 창문이 있었는데 길 어디서 봐도 그 창문을 통해 샹들리에가 보였다고 한다.

나중에 결혼을 하고 나서 보니

 

그 사람이 지하철역으로 걸어갈 때마다 샹들리에 반짝반짝 빛나는 걸 봤단다.

그 사람과 같은 동네에서 같은 카페, 공원, 델리를 다녔었고,

여름날에는 열린 창문가에 그 사람이 틀어놓은 프랭트 시나트라 'summer wind' 노래를 들으며 지나가기도 했단다.

그러나 그때 이 두 사람은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결혼하지 않았으면 평생 몰랐던 이야기인 것이다.

 

이분들 러브스토리도 굉장히 로맨틱하다.

 

새벽 1시 뉴욕 길거리에서  서로 눈이 마주쳤고

그 눈을 서로 피하지 않았으며

결국 그 눈빛에 이끌려 1시간 반 만에 다시 돌아와 사귀며 부부가 되다니

그 어떤 영화보다 로맨틱하지 않은가

 

 

만날 사람은 언젠간 만난다지만 이것도 능동성이 필요하다.

눈이 마주친 그 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면

지금 이런 얘기도 웃으며 할 수 없었을 테니까.

 

 

나는 이 글을 읽는데 인생은 회전목마의 구절이 떠올랐다.

 

어쩌면 바로 내 뒤에 

나의 반쪽이 타고 있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 모르는 거 아닐까?

어쩌면 바로 내 앞에 

기회가 있는데 그냥 무기력하게 플라스틱 말위에 앉아있는 아닐까?

어쩌면 어쩌면

 

사람들은 이럴 때 타이밍이 안 맞았다 한다.

과연 그럴까

가만히 않아서 타이밍이 아니니 기다리면 과연 그때가 올까?

 

인생은 회전목마와 같아

멈출 수도 

내 마음대로 내릴 수도 없다면

 

지금 현 위치에서 내려와 

적극적으로 내 주변을 둘러볼 때인 것 같다.

 

여긴 내가 타고 있는 말만 있는 게 아니구나

뿔이난 애도 있고

손눈썹이 있는 애도 있고

마차도 있고

칠이 벗겨진 애도 있고

 

나를 지켜봐 주는 시선도 있고

나의 회전목마가 멈추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속도를 조절하는 손도 있고,

 

회전하고 흔들이는 회전목마 안에서

나와 함께 

균형을 잡아줄 사람을 찾는 일

지금 그게 내가 할 일인 것 같다.

 

나는 지금 몇 명의 나의 지지자를 찾았다.

어떤 사람은 본인이 넘어지지 않기 위해 나를 쳐내지만

나의 지지자들이 양쪽에서 날 꽉 붙잡아준다.

 

이 목마가 멈출 때까지

나도 그들에게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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